이름 없는 풀. (무명초) 어느 때 언제 생긴 지도 모르는 모양도 없고 쓸모없는 풀인지라 이름도 없고 보잘 것 없는 풀이기에 꽃이 없어 벌과 나비 아니 오네. 나물 캐는 처녀들도 못 본 척하고 약초 캐는 약초꾼도 그대로 지나가네. 순진한 나무꾼도 없는 듯 지나가고 언제나 쓸모없는 그대로 지냄일세. 수없는 봄 지나가고 많은 가을 지나면서 피고지고 살아감에 밤에는 별을 보고 낮에는 햇빛 받아 걸림 없이 지내노라. 나 인생이 무명초와 같이 매일 매일 바람없이 사노라. 고산스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