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재촉하는 귀신. 지난 업으로 받은 사람의 몸은 고달픈 삶을 면치 못하며. 부모로부터 몸을 받아 임시로 여러 인연이 모이고 모여서 이루어진 것이다. 지. 수. 화. 풍의 사대(四大)로 지탱해가지만 그것들은 항상 서로 어긋나고 등진다. 덧없는 생로병사가 예고 없이 찾아와 아침에는 살았다가도 저녁에는 죽으니 찰라에 다른 세상이 된다. 마치 봄날 아침 서리나 새벽이슬이 잠깐사이에 말라버리고. 가파른 절벽 끝에 위태롭게 서있는 나무나 깊은 우물 속의 등나무 넝쿨과 같은데. 어찌 이런 몸이 오래살 수 있겠는가. 순간순간 빨리 지나 한 찰라에 숨 떨어지면 그대로가 다음 생이거늘. 어찌 편안하게 세월을 헛되이 보낼 수 있겠는가! ‘덧없는 죽음을 재촉하는 귀신’은 한 순간도 멈추지 않으니 수명은 더 연장되지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