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나를 찾아서(사경)

세상을 아름답게 보아라. 구업.

상현/강물 2025. 3. 22. 19:18

바람을 향해 흙을 던지지 말라. 

 

부처님이 시밧티의 동쪽 녹자모강당에 계실 때의 일이다.

부처님은 어느 날과 마찬가지로 아침탁발을 하기 위해 성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탁발이 끝날 무렵 뜻밖의 곤란한 일이 생겼다.

 

사밧티에 사는 파사트파차라는 욕쟁이가 부처님을 따라다니며 차마 입에 담기 거북한 욕을 하는 것이었다.

그가 부처님에게 해 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언젠가 부처님이 산보를 나왔을 때도 뒤를 따라다니면서 험한말로 모욕을 준 일이 있었다.

그 때 부처님은 그가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파라트파차는 부처님이 자기 위세에 눌려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으시는 줄 알고 ‘당신은 나에게 졌다’고 기고만장했다.

그러나 일체의 분노로부터 해탈한 분이 부처님이시다.

그런 일에 얼굴을 붉히거나 화를 낼 부처님이 아니었다.

약이 오른 파라트파차는 흙을 한주먹 쥐고 부처님에게 뿌렸다.

그 때 반대방향으로 바람이 불어와 흙먼지는 도로 그에게 돌아갔다.

파라트파트라는 자기가 뿌린 흙먼지를 고스란히 뒤집어쓰고 말았다.

멀리서 이 모습을 보던 사람들은 웃었다.

부처님은 딱하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며 이렇게 타일렀다.

 

“아무에게나 마음대로 욕하거나 모욕을 주어서는 안된다.

너를 화나게 하거나 원한이 있는 사람에게도 그렇게 하면 안된다.

몸과 마음이 청정해서 때가 없는 사람에게 나쁜 말을 하면

허물은 도리어 자기에게 돌아가게 된다.

마치 바람을 거슬러 흙을 뿌리면

그 흙이 되돌아 와 자신을 더럽히는 것과 같다.”

 

파트라파차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참회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왜 미친 사람처럼 부처님에게 거칠고

추악한 말로 욕하고 모욕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의 참회를 받아주소서.”

 

잡아함 42권 1153경 = 건매경의 일부 사경